바이올린의 바니시 재료중 하나인 리녹신의 제조 실험입니다. 린시드 오일의 자연 건조시 강제적으로 산소를 공급하여 건조 시간을 단축시키는 방법과 실험 과정 및 결과를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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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의 바니시 재료중 하나인 리녹신(Linoxyn)은 아마씨유(린시드 오일)가 산화되어 생성된 수지성 물질이다. 바이올린의 칠 재료로 훌륭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 제조가 많이 까다로워서 사용하는 이가 많지 않다. 본 연구에서는 린시드 오일을 자연 건조함에 있어서 그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요소를 생각해보고 실험을 통해서 확인해보도록 한다. 화학적인 이론은 생략하고 1년 동안 지속된 실험 과정에서 눈으로 확인되는 현상 위주로 린시드 오일의 변화와 결과를 기술한다.
1. 리녹신 제조 방법
린시드 오일은 산소와 반응하면 부드럽고 탄성있는 반고체 형태의 수지성 물질로 바뀌게 되는데 이렇게 바뀐 물질을 리녹신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리녹신을 얻기 위해서는 린시드 오일을 산화시켜야 하는데, 자연적으로 산화되도록 놔두는 것이 자연 건조(산화)법이며, 화학적으로 어떤 물질과 반응시켜서 강제적으로 산화시키는 것을 화학적 산화 방법이라 말할 수 있다.
1.1. 자연 건조법
이 방법은 린시드 오일을 오픈된 용기에 담아두고 저절로 산화되도록 자연 건조시키는 것이다. 안정된 품질의 리녹신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소요 시간이 너무도 길다. 정확한 소요 시간을 알 수 없으나 최소 5~6년 이상을 건조해야 된다는 의견이 있다. 이러한 자연 건조 시에는 눈과 비, 이물질 등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므로 실외보다는 실내가 적합할 것이다. 그러나 린시드 오일이 산화되는 동안에는 아주 심한 악취가 나므로 환기가 잘 되고 인적이 드문 실내를 선택하여 아주 긴 시간동안 관리하며 건조하여야 하는 상당한 불편함이 따른다.
1.2. 화학적 방법
질산 등을 사용하여 강제적으로 산화 반응을 일으켜 아주 짧은 시간(일주일 정도) 내에 리녹신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사용되는 질산 등의 화학약품은 대단히 위험한 물질이기에 본인이 거주하는 한국의 경우에는 일반인은 아예 구입조차 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되어있다. 또한 만약 구입을 했다하더라도 작업 과정이 매우 위험하며, 무사히 작업 과정을 마치고 리녹신을 얻었다하더라도 그 순도에 대하여 안심할 수가 없다. 화학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위험 물질을 사용하여 제조된 결과물에 대하여 안심할 수 없으며 잔여 불순물에 대한 걱정도 수반되기 때문이다.
2. 자연 건조의 촉진
린시드 오일의 산화반응은, 단어의 의미 그대로 산소와 만나서 반응하는 것이다. 따라서 산소가 필수 요소이다. 리녹신이 발명된 초기에는 린시드 오일이 담긴 탱크에 몇시간 동안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은 후 냉각시켜서 리녹신을 얻었다고 한다. 어쨋든 반응 촉진을 위해서는 린시드 오일이 더 많은 산소와 만나도록 해주는 것이 자연 건조 방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촉진법이 될 것이다.
린시드 오일의 건조를 촉진하는 다른 요인으로는 자외선이 있다. 오일칠을 하는 경우에는 악기를 UV-Box에 넣어서 건조시키는 것이 바로 이 이유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린시드 오일의 산화 반응을 촉진시키는 두가지 요소, 즉, 산소와 자외선을 린시드 오일과 더 많이 접촉하도록 하는 것이 자연 건조를 촉진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 말할 수 있다.
2.1. 산소 접촉의 증가
산소의 접촉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산소(공기)를 강제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며 또하나는 산소와 접촉하는 재료의 면적을 넓히는 것이다. 첫번째인 산소의 강제 공급, 이것은 팬 을 이용하여 강제로 공기를 공급함으로써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산소와 만나는 린시드 오일의 표면적을 넓히는 것, 이것은 린시드 오일을 낮고 넓은 트레이에 담아서 건조시킴으로써 실현할 수 있다. 또한 액체 상태일 경우에는 스텐레스봉으로 자주 저어서 공기를 많이 함유할 수 있도록하며 고체화가 진행된 후에는 주기적으로 분쇄하여 입자를 잘게 쪼개어 공기와 닿는 면적을 최대한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2.2. 자외선 접촉의 증가
실외에서 자연광(햇빛) 노출은 이물질 투입의 문제와 빛이 24시간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추천할 수 없다. 바이올린 제작가라면 대부분 UV-Box를 소유하고 있을 것이기에 이것을 사용한다면 실내에서도 안정적으로 자외선을 공급할 수 있다.
3. 실험
3.1. 실험 환경
앞장의 두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실험 환경을 구상해보자.
최대한 건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하여 오일은 생 린시드 오일(Raw Linseed Oil) 이 아닌 보일드 린시드 오일(Boiled Linseed Oil)을 사용한다. 자외선 공급을 위해 UV-Box를 사용한다. UV램프는 현재 가지고 있는 UV-Box의 자외선 램프를 그대로 사용할 것이다. 산소와 만나는 면적을 넓히기 위해서는 낮고 넓은 스텐레스 트레이에 오일을 담기로 한다. 다음으로 산소 공급에 대해서는, 강제 배기를 위해 UV-Box에 팬 이 설치되어 있어야 하며 그에 따라 공기 흡입구도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공기 흡입구에는 이물질의 유입을 막아주는 에어필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Box 내의 공기를 강제로 순환시킬 수 있도록 순환용 팬 을 설치하기로 한다. 즉, 강제 배기용 팬 에 의해 내부의 공기가 밖으로 배출되고, 그에 따라 외부의 공기가 에어필터를 거쳐서 들어오며, 새로 들어온 공기는 내부 순환용 팬 에 의해 Box 안에서 강하게 순환되고 배기용 팬 에 의해 다시 배출된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Box 내에서 강하게 순환되는 공기(바람)에 의해 린시드 오일에 많은 산소가 지속적으로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균일한 반응을 위하여 오일을 담은 트레이는 계속 회전하여야 한다.
현재 본인이 제작하여 가지고 있는 UV-Box 는 내부 순환용 팬 만 제외하고 모두 갖추어진 상태이다. 따라서 내부 순환용 팬 만 추가 설치하여 실험을 진행한다.
⃝ 재료
• 보일드 린시드 오일 1L
⃝ UV-Box
• UV-Box 내부 용적 : 60 * 60 * 156[cm]
• UV-A 램프 : 40W * 1EA + 6W * 1EA
• UV-C 램프 : 36W * 1EA + 6W * 1EA
• 배기 팬 : 18W
• 순환 팬: 18W
• 회전모터 : 1.2/min
• 그 외 : 온습도계, 에어필터(정전식 부직포 필터)
⃝ 그 외 장비
• 스텐레스 사각 트레이(22*29*5[cm]) * 2EA
• 저울, 스텐레스 봉, 가위, 핸드분쇄기, 트레이 선반
Figure 1 는 UV-Box의 모습이다. (a)와 같이 내부 천정에 팬 을 설치하여 위에서 아래로 바람이 불도록 한다. (b)는 오일을 담은 스텐레스 트레이를 올려놓을 선반이다. 선반의 가운데에 트레이를 놓고 선반 상단에는 악기를 올려놓아 악기 건조도 함께 진행할 수 있다. 트레이 선반의 아래에 있는 회전모터(회전판)에 의해 선반 전체가 회전하게 된다. 모서리에는 메인 램프가 있고 천정과 바닥에 보조 램프가 있지만 본 실험에서 바닥의 램프는 사용하지 않는다. 문을 열지 않고 내부 온도와 습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UV-Box 문에는 온습도계가 설치되어있고(c,d), 문의 아래쪽에는 다수의 구멍과 에어필터가 있다.(e)
Figure 1: UV-Box의 내부
3.2. 실험 과정
재료의 표면이 경화되기 시작하면 재료와 산소가 균일하게 접촉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스텐레스봉으로 교반한다. 건조가 더 진행되어 재료 전체가 끈적이는 상태가 되면 이러한 교반 행위에 의해 재료 내부에 기포가 생성되며 재료 내부에서도 이러한 기포에 의해 공기와 접촉할 수 있도록 한다.
건조가 더 진행되어 반고체 상태가 되었을 때에는 스텐레스봉에 의한 교반이 힘들어지므로 가위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공기와 접촉하는 표면적을 늘려준다.
끈적임이 어느 정도 사라진 시점에서는 핸드분쇄기를 이용하여 잘게 부수어 공기와 맞닿는 표면적을 최대한 늘려준다. 이 후 적절한 시점에 손 또는 채망 등을 이용하여 주기적으로 뭉친 알갱이들을 잘 풀어주도록 한다. 핸드분쇄기로 분쇄하면 부피가 많이 늘어나게 된다. 하나의 트레이로는 부족하므로 두개의 트레이에 나누어 담고 트레이와 트레이 사이에 나무 막대를 삽입하여 두개의 트레이를 위로 쌓아올려서 선반에 올리도록 한다.
산화반응의 완료 시점은, 무게 변화, 악취 유무, 기름기 존재 유무 등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3.3. 과정별 상태
Table 1: 린시드 오일의 건조 과정
Figure 2: 린시드 오일의 건조(산화) 과정
4. 결론 및 고찰
4개월까지는 무게가 증가하지만, 이후에는 무게가 다시 감소하여 9개월 째에 안정되었다. 10개월 째에 약간 다시 증가했는데 이것은 실험 오차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반응시 발생하는 악취는 점점 강해지다가 6개월째부터 악취가 약해지고, 10개월차가 되면 악취는 거의 나지 않고 그대신 다른 특유의 냄새가 조금 난다. 10개월째에서는 알갱이가 조금 붙지만 잘 떨어지며 이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따라서 10개월차에 반응이 거의 완료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최초 4개월까지는 무게가 증가하며 반응이 활발히 일어나고, 이후 무게가 다시 줄면서 약 10개월째에 반응이 완료된다고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반응 초기에 무게가 증가하는 현상은 산소와의 결합 때문으로 추측되지만 다시 무게가 감소하는 이유는 현재 알 수 없다. [947g : 1030g : 997g = 100.0% : 108.8% : 105.3%] 이므로, 무게가 약 9% 증가한 후 다시 감소하며, 최초 무게 대비 약 5% 증가한 상태에서 반응이 완료되었다. 1년 간의 전체 실험에서, 분쇄/교반 과정 등에서 소실된 재료의 양을 약 5g 정도라 가정한다면 최종 무게는 1002g 으로 추정 가능하다. 이것은 최초 무게 대비 약 5.9% 증가한 것이다.
본 실험 보고서에서는 생략하였으나, 별도로 진행된 실험에서 내부 순환용 팬 을 가동하지 않았을 때에는 약 40일간 아무런 표면적 변화가 없었다. 이런 사실과 비교하였을 때 강제로 공기를 순환시켜서 공기와의 접촉을 증가시키는 것은 대단히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1L라는 많은 양의 린시드 오일이 약 10개월만에 충분히 건조되었다는 점으로 볼 때 강제 공기 순환은 아주 중요한 촉진방법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외선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비교 실험을 실시하지 않아 결론내릴 수 없다.
린시드 오일을 여러 개의 트레이에 나누어 담고(서로 공간을 띄우고 쌓아올리면 된다), 더 강력한 팬 을 사용한다면 반응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입력 수정 : * Figure2,(a) : 0 Day > 1 Day * Figure2,(b) : 1 Day > 15 Days